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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속기사의 속기사 공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현황

by 애당 2020. 8. 13.

2016년 겨울.

성적에 맞춰 간 대학전공을 공부하다가 졸업후 취업하면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하며 평생을 살아야 한다는 상상을 하니 행복하지 않을 것 같았다. 

대한민국 대학생 반 이상이 전공살리지 않고 취업한다고 하지만

기계과 졸업하고 할 일이 기계분야밖에 더있지 않겠는가? 부끄러운 말이지만 항상 교수님들의 수업을 

이해하지 못하였고 따라가지 못하였다. 어영부영 졸업한다해도 좋다고 할 수 있는 회사에 취업하기는 

불가능할거란걸 알고 있었고 진로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 잘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해보며 이것저것 알아보기 시작했다. 

생전 처음들어보는 속기사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어릴 때부터 타자 치는 것을 좋아했어서 컴퓨터시간만 되면 한컴타자를 줄기차게 쳤고,

초등학교때 방학이 되면 담임선생님께서 나를 불러 타이핑작업을 부탁하며 점심를 사주셨던 기억이 났다.

타자치는 게 직업일 수 있다니? 눈이 번쩍 뜨였고 속기사에 대해 알아볼 수록 매력을 느꼈다.

직업만족도가 매우 상위권에 있다는 통계를 보았고 워라밸이 뛰어난 직업임을 알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개인생활 또한 가질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가슴이 뛰었다. 

 

인터넷을 통해 협회가 있음을 알게 되었고, 바로 협회를 방문하였다. 

어렵게 부모님을 설득하여 2017년 1월, 속기키보드를 사게 되었고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 만지는 3벌식 키보드에 적응하기 어려웠지만 재미가 있었고 공부가 즐거웠다. 

하지만 대학졸업은 해야 했기에 대학생활과 알바, 자격증 공부까지.. 쉽지가 않았다. 

점점 육체적 정신적 피로가 쌓이기 시작하였고 결국 한달 반만에 키보드를 방치하게 되었다. 

대학공부와 졸업작품에 온 정신을 쏟으며 방치해둔 키보드는 내방 안에서 조차 희미해졌고 

나에게서 잊혀졌다. 

 

3년 후, 2020년 3월 전세계적으로 퍼진 코로나로 인해 출근을 하지 못하게 되었고 백수가 되었다. 

바빠서 잘 하지 못했던 게임을 한달 넘게 친구들과 미친듯이 했다. 정말 폐인처럼 살았다. 

그러다 정신이 번쩍들었다. 이렇게 보내다간 나이만 먹겠구나 싶어 게임을 접었고, 

손놓아 방치해두었던 키보드가 생각이 났다.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었다. 

알바를 하며 퇴근하면 키보드만 두들겼다. 속기사가 되어 일하는 내 모습을 상상하니 피곤한줄도 몰랐다. 

그렇게 자격증을 위한 진도를 빠르게 나아갔다. 

하루종일 앉아서 키보드를 치니 허리 등 손목 어깨 안아픈곳이 없었다. 

좀더 오래 앉아있기 위해, 오래 치기 위해 유튜브를 보며 간단한 홈트레이닝과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몸이 덜아파지며 더 오래 연습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은 운동기구도 사서 매일 짧게 하고 있다. 

현재 글자수 230자반. 다음달에 있을 3급시험을 바라보며 달려왔는데 솔직히 많이 조급하다. 

250자반을 거쳐 270자인 3급반에 들어가야 가능성이 생길텐데 한달이라는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늦은만큼 놀고 싶은거 참고 더 노력하자!!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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